[Season 2] 강철의 날개 : 잿빛 하늘의 투사들 (WWII)
[Part 1] 예민한 야생마 길들이기 (BF-109 G2)
[Chapter 5] 빠른 추격자 (전투기 사격 훈련)
1. 덩치 큰 샌드백은 잊어라
“자, 폭격기 잡고 자신감 뿜뿜 올라온 카야입니다! 다음 상대 나와라!”
나는 기세등등하게 외쳤다. 방금 거둔 승리의 여운이 아직 조종석에 남아 있는 듯했다.
“이번 표적기는 La-5입니다. 작고, 빠르고, 아주 사납죠. 카야 님, 좀 더 집중해야 할 겁니다.”
레이 쌤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전방의 구름을 뚫고 작은 점 하나가 튀어나왔다.
슈아앙―!
녀석은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뭐야! 왜 이렇게 빨라!”
나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표적기를 쫓으며 조종간을 꺾었다.
2. 믹서기 속에서 중심 잡기
폭격기는 느릿하게 날며 맷집으로 버텼지만, 이 녀석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워낙 속도가 빨라 거리를 좁히는 것조차 버거웠다.
“가만히 좀 있어라, 제발!”
놈의 꽁무니를 쫓으려 조종간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하늘이 수직으로 섰다가 땅이 솟구치고, 조종석은 팽이처럼 빙글빙글 돌았다. 마치 성능 좋은 믹서기 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시선 처리 훈련 덕분에 토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표적기 추적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카야 님! 조준경에 표적기를 가두려고만 하면 영영 못 쫓아가요!”
3. 따라가지 말고 잘라먹어라 (Lead Pursuit)
놈은 내 앞에서 급선회를 시작했고, 나도 똑같이 왼쪽으로 돌며 놈의 꼬리를 물려고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용을 써도 놈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임무 중지(Knock it off)!“
나는 P(Pause) 키를 눌러 시뮬레이션을 멈췄고, 허공에 정지한 비행기 속에서 레이 쌤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카야 님, 원을 그리며 도는 놈을 뒤에서 따라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어… 더 빨리 비행해야겠죠?”
“물론 그것도 방법이지만, 더 효율적인 방법은 원의 안쪽을 가로지르는 겁니다(Lead Pursuit). 폭격기 사격 때 배운 예측 사격 기억나죠? 비행 경로도 똑같아요. 놈이 갈 곳으로 미리 기수를 박아 넣으세요.”
레이 쌤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육상 트랙의 바깥쪽이 아니라, 안쪽 코스를 파고들라는 소리였다.
4. 찰나의 교차점
다시 시뮬레이션 가동. 나는 놈의 꼬리를 쫓던 시선을 거두고, 놈이 선회하고 있는 진행 방향의 앞쪽 허공으로 과감하게 기수를 틀었다. 순간적으로 조준경에서 적기가 사라졌지만 침착하게 기다렸다.
‘이쯤이면… 놈이 이리로 지나가겠지.’
잠시 후, 거짓말처럼 놈의 기체가 내 조준선 안으로 쑥 들어왔다. 적기의 등판이 훤히 드러나며 면적이 가장 넓어지는 찰나의 순간!
“걸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사격 버튼을 눌렀다.
두두두둥―! 콰콰쾅!
기수에서 불을 뿜음과 동시에, 적기의 조종석 부근에서 파편이 튀는 게 선명하게 보였다.
“명중! 굿 샷(Good Shot)! 굿 샷!”
치명타를 맞은 적기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힘없이 나선형을 그리며 추락했다.
5. 승리의 멀미
“하… 잡았다…”
적기가 지상에 나선형으로 추락하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팽팽했던 긴장의 끈이 탁 풀렸다. 동시에 엄청난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겨우 3분 남짓한 전투였는데, 체감상 3시간 동안 전력 질주를 한 것 같았다.
“여러분… 빠르고 작은 표적은 차원이 다르네요. 전투기 조종사들은 진짜… 괴물들이에요.”
나는 창백해진 얼굴로 카메라를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방금 보셨죠? 뺑뺑이 돌다가 안쪽으로 파고들어 쓱 잘라먹고 쏘는 거. 그게 에이스들의 기동술(Lead Pursuit)이라고 하네요. (으쓱) 아무튼… 놈은 갔습니다. 아아… 제 멘탈도 같이 갔지만요.”
[유튜브 댓글창]
🌀 3D멀미: 보는 나도 어지러운데 저걸 어떻게 함? ㄷㄷ
🐍 Cobra: 오, 방금 리드 퍼슈트(Lead Pursuit) 기동 좋았음! 소질 있네.
🤮 VomitComet: 카야 님 표적기는 공격도 안 하고 도망만 가는데 얼굴색은 이미 슈렉이 됐는데요? ㅋㅋㅋ 쉬엄쉬엄하세요.
- [시즌2 프롤로그] Welcome to the War
- 1장. 야생마의 등 위에 올라타다 (이륙과 토크)
- 2장. 1942년식 슈퍼카 시승기 (성능 테스트)
- 3장. 죽음의 착륙 (캥거루 파일럿)
- 4장. 허공에 물 뿌리기 (폭격기 요격 훈련)
- [Intermission] 냅킨 위의 훈장 (The Medal on Napkin)
- 5장. 빠른 추격자 (전투기 사격 훈련)
- 6장. 땅은 침대가 아니다 (지상 표적 기총소사)
- 7장. 늑대와 함께 춤을 (4기 편대 비행 훈련)
- 8장. 차가운 심장 (팀 요격 전술 평가)
- [에필로그] 길들여진 야생마 (License to Kill)
- [부록 : IL-2 공격기 ] 검은 죽음의 초대 (The Black Death)
- [Step 1] 강철의 빗자루 (The 23mm Cannons)
- [Step 2] 로켓 펀치 (Unguided Rockets)
- [Step 3] 초저공의 스릴 (Low Level Strike)
- [Step 4] 좀비 비행기 (Damage Tolerance)
- [부록 : HE-111 폭격기] 하늘을 나는 온실
- [Step 1] 두 개의 심장 (Twin Engine Management)
- [Step 2] 파괴의 수학 시간 (Level Bombing)
- [Step 3] 사냥감이 되는 공포 (Defensive Gunners)
- [Step 4] 외발로 걷기 (Single Engine Flight)




